유능한 팀원에서 예민하고 불안한 팀장으로
나는 6개월차 팀장이다. 해외 명문 MBA 졸업 후 경영 컨설팅 까지 경험한 나는 이직해온 대기업에서 퍼포먼스 기준 소위 에이스 팀원이였다. 3년간의 팀원 생활에서 주변 동료들과 소소한 대화들로 교류 하고 상사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참으로 즐거운 회사 생활이였다.
결국 3년간 아웃풋으로 인정을 받고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잘 수행하여 팀장 자리까지 올라오게 되었다. 리더십이라는 것에 대해 항상 많이 고민했었고 직장 생활에서도 주변 동료들과 매우 잘 어울렸기 때문에 무난한 연착륙을 예상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매우 불안하고 자신감 없는 초보 팀장이 되어 있다.
‘이러다 팀장 짤리면 어쩌지?’
‘나는 조직 생활에 맞지 않는 사람인가?’
‘팀원들이 나를 따돌리나? 팀원들이랑 대화하는게 두렵다’
‘임원이 나한테 바라는건 뭐지?’
‘모두가 나한테 솔직하지 않은거 같다’
불안의 근원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수많은 도서와 블로그를 읽었고 많은 유튜브를 찾아봤기 때문에 이정도로 내가 흔들릴 것 이라고 생각을 못했었다. 현재까지의 불안 근원을 좀 탐색해보았다.
1. 잘하고 싶은 욕심
뭔가 팀장이라는 감투를 쓰니 욕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이 회사에서 한번 인정 받았으니 여기에서 승부를 봐야할 것 같고 이직, 창업 등 다른 옵션이 사라진 느낌이다. 나를 믿고 팀장 시켜준 회사와 임원, 직전 상사들에게 그리고 팀원들에게 전부다 인정받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회사 내 동료들이 모두 나를 지켜보며 평가하는 느낌이고 원만히 지냈던 상사, 팀원들에게도 눈치 보느라 급급하게 되었다.
2. 불명확한 역할 정의
모든 팀마다 제각각 상황이 다르겠지만 우리팀은 개개인의 퍼포먼스가 매우 뛰어나다. 막말로 내가 어떤 실무 또는 피드백을 하지 않아도 팀의 업무가 원활히 잘 굴러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역으로 내가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명확히 알지 못하게 되었다. 하루 종일 놀아도 일이 잘 돌아가는 상황에서 나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 중이다. 업무에 대한 팔로업을 열심히 해도 실무를 담당하지 않는 한 뭔가 완벽히 파악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3. 관계에 대한 두려움
항상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원만하게 지내는걸 미덕으로 살아왔다. 임원의 기대치는 더 높아진 상황이고, 팀원들은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불편한 눈빛을 보낸다. 내가 팀원이었을 때를 생각하면 나도 아무 이유 없이 팀장이 불편했었는데 내로남불인가.. 누군가에게 불편한 사람, 욕먹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왕관의 무게라는 것이 결국 욕먹는 것을 감수하고 끌고 갈 수 있는 정신력과 추진력이었던 것일까.
극복 방법(노력 예정)
아직 시작도 못해봤지만 결국 내가 극복해야할 문제이다. 당장 내가 가져야 할 마인드와 액션 플랜들을 적어본다. 선배, 동료들과의 대화 그리고 책에서 본 기록들..
- 자신감을 가져라. 회사에서 팀장이 된 것은 이미 인정을 받은 것이니 상사, 팀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눈치 볼 필요 없다.
- 불편함을 감당하라. 팀원들이 팀장 불편한 것은 당연한 것이며 감수해야 한다. 팀원들에게 욕먹을까 두려워 하며 아무 것도 못하느니 욕먹더라도 할건 하자.
-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말자. 내가 생각하는 안좋은 일 중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다.
- 내 중심적으로 말투를 바꾸자. 현재는 항상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내 생각을 전달한다. 그러면 자신감 없어보인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
- 두려워 하지 말자. 팀원과 관계의 문제, 업무의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내가 안좋게 평가 될까 신경쓰지 말자. 나는 그냥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한다.
전 팀장님이 해준 말이 있다.
“내가 너를 많이 봐서 아니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회사가 너가 이제껏 해온 방식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시킨거니 쫄지마! 쫄지마! 너가 자격이 없으면 누가 팀장 시켜줄려고 해도 못시켜”
팀원들의 싸늘한 눈빛, 임원의 못마땅한 표정 다 내가 극복해야 될 나의 문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내모습에 대해 글로 써보고자 한다.